지난 3일 저녁 한국과 우즈벡의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이 열렸다. 후반 종료를 앞두고 박주영의 동점골이 들어가자 대한민국이 들썩거렸다. 이때 인도양의 작은 나라 동티모르 또한 환호성이 퍼졌다. 당시 40여명의 동티모르 아이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을 응원하고 있었던 것. 
아이들이 한국의 골에 기뻐한 이유는 바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을 맡고 있는 한국인 감독 때문이었다. 

12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2580`은 가난의 땅 동티모르 국민들에게 축구로 희망을 전하고 있는 김신환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 감독(49)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김 감독이 이끄는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은 32개 팀이 참가한 ‘2004,2005 히로시마 국제 유소년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 종목을 통털어 동티모르 사상 첫 국제 대회 
우승이라는 것. 이 우승으로 김 감독은 동티모르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구스마오 대통령이 유소년팀을 공항까지 직접 마중 나왔고, 김 
감독은 국민훈장을 받았다. 

김 감독이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기 시작한 때는 3년 전. 방송은 그가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친 사연을 전했다. 

국내에서 무명의 축구선수였던 김 감독은 31살에 축구를 그만두고 인도네시아로 떠나 사업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만 해왔던 그에게 사업은 쉽지 않았다.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했고 결국 그는 동티모르까지 흘러왔다. 동티모르는 지난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다. 국민소득은 북한의 절반인 400불에 불과했던 것. 이런 아이들에게 유일한 놀이이자 
희망은 축구였다. 김 감독은 그 아이들을 눈여겨 본 것이다. 

“축구를 하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그 난장판에서 축구를 
하더라고요.” 

그는 아이들을 모아 축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헤어진 옷과 발에 맞지 않는 축구화를 신었지만 축구에 대한 아이들의 
열의만큼은 남달랐다. 축구를 가르치면서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진 김 감독 또한 희망을 얻었다. 

축구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지만 
그에게는 잊지 못하는 일이 있다. 축구를 시작한 이후 얼마 후 김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을 따라 주지 못해 많은 아이들이 그만둔 것. 김 감독은 
“반 정도가 못 먹어서 빈혈에 걸려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연습을 시켰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남은 아이들을 
연습시켜 당당히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년 축구 대회 우승으로 동티모르 국민들의 환호를 받고 있지만 김 감독은 보수조차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국내 독지가들이 전해주는 약간의 지원금과 물품 후원이 전부라는 것. 심지어 그 돈으로 코치들의 생계까지 책임지며 축구 
지도에 전부를 바치고 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꿈이 있다면 아이들을 위한 축구 학교를 만드는 것. 문제는 동티모르 정부가 학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건축비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이제는 좌절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 

한편 동티모르 루벤 까르발로 유소년 축구팀장은 “동티모르에 국가대표팀이 생긴다면 김 
감독이 초대 감독이 될 것”이라며 한국 출신의 한 축구인에게 변치 않는 믿음을 보였다.[TV리포트 진정근 
기자]gagoram@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