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채만 먹고 절대 고기에는 입을 대지 않는 사람들. 옛날 같으면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편식하면 성격 나빠진다고 어른들한테 야단맞기 일쑤였을 텐데요, 이제는 채식도 우리나라에서 당당한 식습관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출동투데이 오늘은 고기대신 야채를 선택한 채식주의자를 윤준경 프로듀서가 소개합니다.

⊙기자: 학원강사 이광조 씨. 외식을 할 때마다 메뉴를 고르는 일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힘이 듭니다. 그는 달걀조차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몇 개 정도 될 것 같습니까?

⊙이광조(33살/학원강사,푸른생명한국채식연합 서울대표): 왼쪽에는 안 보이구요. 오른쪽 상단에 2개가 보이네요.

⊙기자: 뭐가 보이는데요?

⊙인터뷰: 거기 멸치 넣지 마시구요. 고기 같은 거 안 들載≠?

⊙인터뷰: 멸치다싯물 넣지 마시고 맹물로 해 주세요.

⊙인터뷰: 맛이 없어요, 그럼.

⊙인터뷰: 괜찮아요. 저는 그게 더 맛있어요.

⊙기자: 이 씨가 즐겨먹는 음식은 된장찌게와 비빔밥, 그것도 멸치국물과 달걀이 들어가지 않은 것입니다.

⊙기자: 회식 같은 거 하면은 고기나 회를 많이 드시러 가셔야 되잖아요?

⊙이광조: 고기나 회를 드셔도 결국은 야채가 딸려나오거든요. 그래서 저는 야채, 당근이나 오이, 상추 이런 걸 먹죠.

⊙기자: 한 동안 고기를 먹는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불편했던 이광조 씨. 그러나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육류는 물론 된장찌게에 넣은 멸치까지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들은 많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채식을 해 온 이승섭 씨. 결혼 후 부인과 아이 모두 채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승섭(32살/유통업,푸른생명한국채식연합 부산대표): 된장국 끓여먹을려고 사 놓은 조개가 다 살아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고기는 맛은 좋아요. 그것은 인정을 합니다. 맛은 좋은데 저는 그 뒤에 맛 뒤에 숨어 있는 아픔을 느꼈기 때문에...

⊙기자: 고된 하루 일을 끝낸 후의 저녁식사이지만 씨 가족의 식탁은 채소와 잡곡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육류가 전혀 없는 채식식단입니다. 반찬투정이 많을 6살 지혜 양도 맛있게 두부를 먹습니다. 채소와 곡식만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들은 부족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실천해 내고 있습니다. 이 씨 가족은 지방과 칼슘 등을 보충하기 위해 땅콩과 호두 등 견과류를 자주 섭취합니다. 그리고 성장기에 있는 딸 지혜 양에게 우유를 자주 먹이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어렸을 때부터 채식을 해 온 지혜 양의 발육상태는 어떤지 병원을 찾았습니다. 만 5년 6개월인 지혜 양의 키는 110.9cm, 몸무게는 20.25kg이었습니다. 그리고 뼈의 성장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뼈나이를 검사해 본 결과 지혜 양의 발육상태는 정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혜의 성장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뼈나이 검사의 오차 등을 고려할 때 영양상태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노용균(교수/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성장기의 어린이들 같은 경우는 칼슘이 섭취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때는 채식을 하게 되면 칼슘섭취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이때는 동물성 지방이라든가 그런 어떤 칼슘에 대한 보충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채식의 종류는 닭고기까지 먹는 세미채식, 우유도 동물성이 나와야 먹지 않는 완전채식 등으로 다양합니다. 그러나 영양학자들은 채식주의가 동물은 물론 인간의 건강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김현숙(교수/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아주 장기간 동안 그렇게 극심한 채식주의를 하는 것은 분명히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고 혼합식을 하는 일반인보다 정말 더 영양적으로 더 많이 아셔야 되고 신경을 많이 써야 되고 그래야 채식주의의 본질이 갖고 있는 그런 이점을 갖다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채식의 정도와 실천방법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채식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98년부터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10여 개의 채식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원복(푸른생명 한국채식연합회원): 당뇨라든가 암이라든가 심장질환 그래서 건강증진 뿐만 아니라 21세기의 가장 큰 화두인 이 환경의 문제, 환경과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채식이라고 생각하고요...

⊙기자: 육류 중심의 음식문화를 반성하고 환경친화적인 식생활을 강조하는 채식주의가 현대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준경입니다.

-2000.10.19 kbs news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