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푸드(vegefood) 이승섭 사장

"달그락 달그락" 신경을 긁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이승섭 사장은 부엌을 내려다보고 놀랐다. 저녁 나절 사다놓은 조개가 일제히 살아서 아우성치고 있었다. "생명이 저토록 모진 것이었구나" 충격을 받은 이사장은 그날 이후 채식을 하기로 결심했다. 바로 이사장 운명을 바꿔놓은 93년 대학 졸업반 시절의 일이다. 졸업 후 건설회사에 근무한 이사장은 잦은 회식자리의 술과 고기 때문에 괴로웠다. 10년전이라 아직 사회적 편견이 심했기 때문.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대만으로 갔다. 그 곳 채식관련 공장에서 6개월동안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다. 사람들이 즐겨먹는 고기, 햄치킨 등은 콩단백으로 만들어 실제 육질맛과 거의 흡사했다. 이 사장은 한국에 돌아와 98년 하남에 채식전문기업을 설립했다. 지금은 한창 성장 추세 전국 백화점과 식당에 공급하는 물량이 점점 늘고 있다. 현제 16명의 직원이 채식양념치킨, 콩불고기, 채식햄 등 다양한 채식제품을 생산하며 연간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사장은 "지금은 온라인 주문매출과 식당공급 도매 비율이 5대 5지만, 앞으로는 7대 3으로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사장 가족은 모두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이사장 본인도 '채식'이라는 철학과 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수많은 채식동호회와 단체에 자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 매경 ECONOMY 200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