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마음을 치료하다

국내에는 1996년 숙명여대에서 “음악치료학”이라는 특강을 통해 처음 소개되었으며, 1997년 특수대학원에 음악치료대학원이 개설되었다.
학부 때 성악을 전공한 이주영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남들에게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우연히 음악치료를 알게 되었다.
“음악치료는 음악 및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통해 이루어집니다”라고 이주영씨는 설명한다. 현재 치료를 받는 대상들을 보면 뇌성마비 아동, 정신지체 아동과 성인, 발달지체 어린이, 우울증 주부, 학교 부적응 아동, 연주공포를 가진 연주가 등 실로 다양하다. 음악치료에서는 그 사람이 음악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음악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는가 등에 따라 사회성, 인지능력, 신체 및 정서적 부분 등에 걸친 전반적인 진단을 한 후 치료 방법을 정하게 된다. 치료 방법은 악기연주, 노래부르기, 음악감상, 음악을 들으면서 몸 움직이기 등 다양하다.
정신지체를 가진 아이들은 말이나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악기를 통해 자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언어적인 것으로 자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악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제를 정해놓고 따라하도록 시키는 게 아니라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를 표현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가령 아이가 북을 치면 그것을 잘 듣고 관찰해 거기에 맞게 피아노로 화답해 반응하고 지지해주고 공감해준다. 그러면 점점 흥미를 갖고 마음을 열게 된다.
음악치료를 받는 사람들 중에는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신체장애 하면 흔히 물리치료를 생각하는데 물리치료는 손상된 신체를 기계를 통해서 혹은 물리치료사의 유도 아래 재활시키는 것이죠. 음악치료에서는 이것을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몸을 움직이는 반응을 보이게 되죠. 청각신호가 신체신경과 결합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발적으로 오래도록 몸을 움직이도록 하는거죠.” 이주영씨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과연 음악에 어떤 요소가 있기에 치료가 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인 요소입니다. 본인 스스로 자기 마음을 움직이는거죠. 음악으로 감정을 건드린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아를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거죠. 자신의 좋았던 과거나 잊고 있던 추억 등을 되살려준다고 할까요? 약물을 준다거나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의미있는 경험을 여기서 느끼게 하는거죠.”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증세가 좋아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이주영씨는 하루 빨리 음악치료 시설들이 특수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교육과 치료가 병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경제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한다. 현재는 학교와 치료시설이 따로 있기 때문에 장애아동의 학부모는 학교수업이 끝나면 아이를 데리고 치료시설에 가야 한다. 또한 음악치료법이 보편화되고 음악치료사에 대한 처우가 향상되어 좀더 의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음악치료센터 02-710-9615
임경화 기자

※ 출처 : 리더스다이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