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신나고, 행복하게 달릴거에요"



[오마이뉴스 
2005-03-06 19:00] 


[오마이뉴스 박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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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가 6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제8회 서울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참가, 1시간 50분 
53초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한 뒤 어머니 박미경씨와 함께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2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온 
배형진씨는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손을 힘껏 치켜들었다. 정확히 1시간 50분 53초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배씨의 얼굴에는 고단함 대신 뿌듯한 
만족의 미소가 완연했다. 

 
두 시간 가까이 초조하게 기다리던 어머니 박미경씨는 아들 배씨가 결승선에 도착하자 안아주며 등을 두드렸다. 그리고 완주 메달을 배씨에게 
걸어줬다. 

 
자폐증 장애를 가지고 있는 배형진씨는 잔잔한 감동으로 '대박'을 터뜨린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이다. 배씨가 영화 개봉이후 
첫 출전한 대회는 제8회 서울마라톤대회. 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배씨는 '페이스 메이커' 없이 혼자 
하프 코스를 완주했다. 혼자 뛰어 완주를 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배형진씨와 어머니 박미경씨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사인과 사진촬영을 부탁하며 이들 모자에게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언론사 취재진도 수십명 몰렸다. 또한 1만 명 이상이 참가한 이날 대회는 배씨의 어머니 박미경씨가 징을 두드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배씨를 홀로 '고독한 레이스'로 떠나보낸 후 어머니 박미경씨는 경기장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박씨는 "형진이가 그동안 많이 뛰어봐서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요즘 연습을 많이 못했고 날씨가 차가워서 걱정"이라며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형진이가 희망의 증거가 됐으면..."

 
박미경씨는 영화 <말아톤> 개봉 이후 밀려드는 언론사의 인터뷰와 TV출연 등으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박씨의 
입술은 피로 때문에 부르텄다. 박씨는 "영화로 갑자기 유명해진 형진이가 표현은 잘 못해도 행복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형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언론이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형진씨가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를 받으며 결승선에 도착하자 박미경씨는 아들의 몸 상태부터 살펴봤다. 어머니의 물음에 배씨는 
"괜찮아요", "재미있었어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또한 대화 중간중간에 영화처럼 "우리 엄마 최고예요", "내 다리는 백만불짜리"라고 말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배씨는 또박또박 "앞으로 재밌고, 신나고, 행복하게 뛸 거에요"라고 말해 달리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어머니 박씨는 
"형진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라톤을 마친 배형진씨는 잠깐동안 사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씨는 사인을 해주며 사람들에게 일일이 초콜릿 하나씩을 나눠줬다. 이 
초콜릿은 배씨와 어머니 박씨가 직접 준비한 것이다. 어머니 박미경씨는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자기 것을 절대로 주는 법이 없었는데 영화 출연 이후 
사람들에게 자기 것을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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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가 6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제8회 서울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하프코스를 완주한 뒤 어머니 
박미경씨와 함께 대회참가자들에게 기념사인과 초콜릿을 나누어주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넓혀갔으면"



[미니인터뷰] 배형진씨의 어머니 박미경씨










 


▲배형진씨의 어머니 박미경씨. 

ⓒ오마이뉴스 
남소연
6일 서울마라톤대회에서 박미경씨는 경기장을 끝까지 지켰다. 약 2시간이 흘러 
아들 배씨가 결승점에 들어오고 나서야 긴장을 풀었다. 박씨는 "많은 사람들이 형진이에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지만 정서 안정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박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형진이가 희망의 증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아래는 박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오늘 대회는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요청이 있어서 나온 것은 아니다. 오래 전에 내가 직접 신청한 대회다. 그러나 요즘 형진이가 직장생활 때문에 연습을 많이 못했다."

- 영화 <말아톤> 때문에 많이 알려지게 됐는데.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격려해주고 대접을 잘 해줘서 고맙다. 형진이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갑자기 너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제 형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언론이 관심을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웃음)"

- 영화 개봉 이후 변화는?
"우선 언론사 인터뷰와 방송 출연 요청이 많았다. 형진이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행복해하는 것 같다. 사람들 대할 때의 표정이나 태도를 
보면 자신감이 훨씬 커졌다. 그러나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 사람들에게 형진이가 어떤 영향을 주길 바라는가.
"영화 개봉 이후 장애아를 둔 어머니들로부터 고맙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그런 분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형진이가 희망의 증거가 
됐으면 좋겠다. 

- 아들 형진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계속 즐겁고 재미있게 뛰길 바란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넓혀가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많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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