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손접합 전문 안산 '두손병원'
손가락 절단환자 5만명 접합수술
中·스리랑카등 외국 노동자 
늘어

[조선일보 송혜진 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4시 
경기도 안산시 선부1동 ‘두손병원’ 1층 응급실. 중국인 노동자 왕자훠(王家貨·43)씨가 넋나간 표정으로 뛰어들었다. 떨리는 입술에서 짧은 
한국어가 새어나온다. “다, 다…쳤어요….” 손가락 열 개가 종잇장처럼 짓이겨져 있었다. 인천 물탱크 공장 프레스기계에 양손이 말려들어간 
것이다. “차라리 잘렸으면 붙일 수 있을 텐데….” 응급처치를 마친 간호사가 안타까워했다. 압착된 왕씨의 손가락 10개는 이날 남은 팔을 위해 
모두 절단됐다.

두 손을 치료한다고 해서 이름 붙인 ‘두손병원’은 국내 유일의 손접합 전문병원. 황종익(51) 원장이 
1991년 안산공단 인근에 문을 열었다. 요즘 하루에 우리 노동자 150여명, 외국 노동자 50여명이 노동현장에서 손을 다쳐 이곳을 찾는다. 
지금까지 수술받은 환자만도 5만여명이 넘는다.

스리랑카에서 온 간디가마(25)씨는 ‘1·4·5번’ 환자다. 오른쪽 엄지 첫째 
마디가 끊어졌고, 새끼와 약지는 손등째 잘려나갔다는 의미이다. 2년 전 여동생과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한국에 온 그는 자동차공장에서 일하다 
금형기계에 팔과 손을 다쳤다. 접합수술을 한 번 받았지만 피부이식과 굽은 손등을 펴는 수술을 또 받아야 한다. 그는 “마더(mother)가 매일 
나 걱정돼 잠 못 잔대요”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503호 환자인 방글라데시인 린쿠(21)씨는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잘려나간 
손가락 사진을 보여줬다. 오전 1시 시화공단의 부품공장에서 8개의 손가락이 잘려나갔다고 했다. “그래도 다시 붙었어요.” 붕대 감은 손을 
바라보는 그의 목소리가 씩씩하다.

황 원장이 기억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은 적지 않다. “내 손을 잘라 아들 손에 붙여달라”고 
찾아온 어머니도 있었고, “이 손가락 선생님이 10년 전 붙여준 겁니다”라며 감사인사를 온 이도 있었다. 14년이 흘렀지만 병원 간판 달기도 
전에 찾아와 잘린 손을 붙여달라고 울먹이던 공장근로자들도 잊지 못한다. 
(송혜진기자 enave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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