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자 성금모아 치료..진한 전우애(?)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떠돌이 변견에서 군견(軍犬.?)이 된 바둑이의 군복무가 화제다.

해군 목포해역방어사령부는 서남해의 외딴섬 흑산도부대 정문에 
초병과 함께 비가오나 눈이오나 불철주야 경계 근무를 서는 바둑이의 특별한 사연을 공개해 감동을 주고있다.

변견에서 군견으로, 사고로 
다리를 잃자 장병들이 돈을 모아 치료해 준 사연까지 가슴을 몽클하게 하고있다.

이 바둑이는 고도로 훈련된 군견은 아니지만 마치 
군견처럼 부대 정문을 지키고 있으며 장병들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 하고 있어 부대원(?)이나 다름없을 정도다.

진돗개도 
풍산개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군견도 아닌 한쪽 다리를 잃은 변견이 왜 해군장병들과 함께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자아내게 하는 
바둑이와 장병들과의 특별한 인연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살펴주는 이 없이 떠돌던 '바둑이'가 찾은 곳은 바로 
흑산도 해군부대.

장병들은 며칠동안 밥도 먹지 못한 채 부대 정문을 배회하는 이 개를 안타깝게 여겨 부대 안에서 키우면서 이들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초기에는 단지 '버림받은 개'에 불과했던 바둑이는 사람을 잘 따르고 재롱을 잘 부려 장병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고 환경정화 활동, 산악행군 등 부대 일과에도 장병들과 언제나 같이했다.

장병들이 작전을 위해 자리를 비우면 부대 정문에서 
삼엄한 경계를 서며 군견 노릇을 해오는 등 흑산도 부대 장병들과 특별한 전우애를 싹틔워와 이제는 없어선 안 될 전우가 됐다.

그러나 
행복만이 있을 것 같던 이들에게 지난 달 갑작스런 불행이 닥쳐왔다.

이날도 평소처럼 부대 장병들을 따라 윗마을에 작전지원(?)을 
나왔던 바둑이가 상가지역을 지나가는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

사고 후 쾌유를 바라는 장병들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기능 
저하, 백혈구 수 증가 등 점점 바둑이의 병세가 악화되자 장병들과 바둑이를 좋아했던 동네 꼬맹이들이 바둑이 살리기 작전에 
나섰다.

목포로 옮겨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하는 이 작전은 생각보다 비용이 비싸고 이동 기간 근무 공백이 발생하는 등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장병들과 바둑이를 좋아했던 동네 꼬맹이들이 5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지난 달 21일 목포의 한 동물병원에서 한 쪽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교통사고가 나던 날 바둑이를 마을로 데려갔던 김현성(36) 상사는 "내 부주의로 바둑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생각에 밤잠을 못 이뤘다"면서 "비록 한쪽 다리는 잃었지만 바둑이를 향한 자신들의 마음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도 위병과 
다정히 부대 정문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흑산도 군견 바둑이와 장병들간 특별하고 진한 전우애가 느껴진다.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