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시스】

탈진한 채 길에 쓰러져 있던 70대 치매노인이 순찰 중이던 한 경찰관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안전하게 귀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관내를 순찰 중이던 경북 안동경찰서 태화지구대 김지웅 경장(37)은 이날 오후 5시께 한 식당 앞에 쓰러져 있던 서모(76)할머니를 발견했다.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순찰차에 태운 김 경장은 가까운 마트에 달려가 생수 한통을 구입해 할머니에게 먹였다.

할머니가 정신을 차리자 한숨 돌린 김 경장은 할머니를 지구대로 모셔와 인적사항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할머니는 횡설수설만 반복했다
당시 치매를 앓고 있던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만 겨우 기억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몇 시간 동안 할머니의 집과 가족 등 인적사항 파악에 나섰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김 경장은 안동시 남후면 '무주무(無主無)마을'에 서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남후면사무소에 할머니의 신원을 조회했다.

신원 조회결과 남후면 무릉리의 한 마을에서 전모(80)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할머니는 이날 아침 일찍 시내 한 한의원에 간다고 나간 뒤 할아버지와 연락이 끊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오전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온 할머니는 지병인 치매증세가 악화되면서 3km가량 떨어진 태화동까지 걸어온 뒤 탈진해 쓰러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할아버지와 연락이 닿은 김 경장은 할머니를 순찰차에 태워 집에서 걱정하고 있던 할아버지 품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냈다.

전 할아버지는 "치매증세가 있는 아내가 행방불명돼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지만 김 경장의 도움으로 무사히 돌아왔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관련사진 있음>피재윤기자 pee@newsis.com